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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오디세이 2016] 아무르강에서 평화의 합수를 보았다…연해주에서 남·북·중·러 ‘합수’ 물꼬 트자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18-01-02 07:59    3,419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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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핏줄 같은 강물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물줄기를 이룬다. 몽골어로 ‘평화’라는 뜻을 가진 아무르강이다. 중국의 흑룡강, 러시아의 우수리강 등이 합쳐져 아무르강을 이룬다. 평화 오디세이 참가자들은 이 강에서 남·북·중·러가 협력해 평화의 합수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사진 왼쪽 위 부분이 러시아 하바롭스크 시내이며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다리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지나는 아무르강 다리다.

  

‘평화 오디세이 2016’은 ‘평화 오디세이 2015’의 장정을 마칠 때 이미 잉태되고 있었다. 지난해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북·중 접경지역 1400㎞를 주파했지만 대륙과 맞대고 있는 한반도 국경지역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의 평화 오디세이가 극동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정을 시작한 이유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남북관계
직선으로만 날지 않는 철새처럼
연해주가 우회로 될 수 있어
대륙과 철도 연결 꿈꾸는 일본
연해주와 55㎞ 해저터널 추진
물류항 자루비노, 접경지 하산
남북과 중·러 경협 싹 틔워야


첫 방문지는 블라디보스토크 남부의 자루비노항(港)이다. 동북아 물류 거점인 중국 훈춘(琿春)과 가까워 동해로 나가는 항구가 없는 중국이 침을 흘리는 곳이다. 중국 지린성 정부가 2014년 러시아 슈마그룹과 손잡고 연간 물동량 6000만t 규모의 동북아 최대 항구로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항구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어선이 몇 척 접안해 있을 뿐 오가는 배도 없고 공사현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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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러브콜에 러시아가 소극적인 까닭이다. 극동 러시아는 중국이 두렵다. 중국이 고토(故土)를 회복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동북 3성만 1억 명이 넘는 중국을 600만 명의 극동 러시아가 감당하기 어렵다. 이미 극동 러시아의 농산물 시장은 중국이 장악한 지 오래다.


그래서 러시아는 한국의 참여를 원한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연구소장은 “자루비노항은 발전 가능성이 큰 전략항”이라며 “배후 물류기지만 보완되면 한·중·러 3국의 최대 거점항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계획은 이어 북·중·러 3국이 맞닿아 있는 국경지역인 하산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민간인 출입통제가 엄격한 이 지역의 방문 허가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투자를 바라면서도 영토 문제엔 민감한 러시아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행은 하산스키군의 크라스키노 전망대에 올라 멀리 하산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날이 맑아 북녘 땅이 아스라이 보였다. 그곳을 향해 서서 작가 황석영은 어린 시절 듣고 자랐던 ‘동만주독립군가’를 불렀다. “이 노래가 불리던 곳이 바로 이 지역이에요. 이곳의 공동개발 논의가 20여 년 전부터 있었는데 결국 불발됐어요. 이렇게 지척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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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달리고 있는 낡은 전동버스. 극동러시아 개발 사업에 중국이 군침을 흘리고 있으나 러시아는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곳을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몫이다.

 

그렇게 된 데는 “외적 요인 탓도 크다”고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말한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 등이 한창 무르익던 남·북·러 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곤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분위기는 다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튿날 세미나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 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교 대회의실이다. 2012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곳이다. 다음달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제2차 동방경제포럼 회의도 열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만큼 벌써부터 보안이 삼엄한 곳인데도 시 당국은 평화 오디세이 일행에게 내주는 호의를 보였다. 장소 요청 시점이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발표 때였음을 감안하면 중국과는 또 다른 러시아식 배포였다. 그러한 자기들의 성의를 몰라 준다는 뜻인지 러시아 측 세미나 참석자들은 “줄 듯 줄 듯 안 주는 한국”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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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자루비노항의 창고..

  

다음날 일행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90㎞ 정도 떨어진 우스리스크로 향했다. 이미 한·러 경협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2만여ha 즉, 서울시의 3분의 1 크기만 한 땅에서 옥수수와 콩·귀리 등을 경작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하롤 농장이다. 입구에서 10분을 차로 달려도 끝에 닿질 않는다. 사방으로 눈을 돌려도 보이는 건 농장뿐이다. “연간 5개월여밖에 경작할 수 없는 기후조건과 판로 문제 등 어려움이 있지만 꾸준히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고 윤석용 법인장은 말했다.

닷새째 오디세이는 하바롭스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곳이다. 일본은 열도에서 철도로 TSR과 연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사할린까지 40㎞, 사할린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5㎞만 해저터널로 이으면 닿는다”는 게 유진태 신정글로벌 대표의 설명이다. 한눈 팔고 있다가는 섬나라인 일본은 대륙에 연결되고 반도 국가인 우리가 오히려 외딴 섬이 될 형국이다.

“대륙과의 연결로 연해주를 기회의 땅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대부분 참가자들은 생각을 같이했다. 그것은 남과 북·러시아·중국 모두에 기회의 땅이어야 한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여러 강이 합쳐 평화라는 뜻을 가진 아무르강이 되듯,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이 지역에서 ‘평화의 합수(合水)’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평화의 합수’를 위해 노력한다는 ‘아무르 다짐’을 했다.

대북제재를 거둬들일 수 없는 현재로선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회로가 더 빠른 경우도 있다. 꼬일 대로 꼬인 남북 문제의 실마리가 한반도 밖에서 풀려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극동 러시아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알렉산더의 칼일 수도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명언을 했다. “시베리아 철새는 직선으로만 날지 않는다.”

[출처: 중앙일보] [단독] 아무르강에서 평화의 합수를 보았다…연해주에서 남·북·중·러 ‘합수’ 물꼬 트자

[이 게시물은 한반도평화만들기님에 의해 2019-04-18 13:54:42 한반도포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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