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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균의 한반도평화워치] 황폐화된 북한 산림, 한국이 국제협력 통해 복구 주도해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0-10-20 14:32    1,522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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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해 160만ha의 산림이 복구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 산림청은 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북한 산림의 28%인 262만ha가 황폐화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북한의 산림 황폐지는 적게는 160만ha, 많게는 300만ha로 볼 수 있다. 이는 남한 면적의 16~30%에 해당한다. 우리는 여기서 산림복구를 왜,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산림 황폐화는 식량·에너지·원자재 등의 부족을 주민이 주변 산림으로부터 직접 해결하는 과정에서 야기된다. 산림의 과도한 이용은 산림의 물 공급, 토사 유출 방지, 목재·연료 공급 등의 기능을 약화시켜, 물·식량·에너지 상황이 악화하는 빈곤의 늪(poverty trap)을 초래하고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북한은 ‘산림 복구 전투’라는 용어를 써가며 산림 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0년간 황폐지는 7.7% 감소했고, 입목지는 10%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림 복구 이유는 국제적 관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북한 산림 황폐화의 원인 중 하나인 식량 부족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또 기후변화 측면에서 북한 산림 황폐화는 지구의 탄소 수지(global carbon budget)를 악화시킨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산림 황폐화로 인한 산사태·홍수 등 각종 재난도 국제적 관심이다.

산림 관리 성공한 남한 vs 실패한 북한

한국은 북한 산림 황폐화로 인한 식량·물·에너지 부족, 기후 재난 등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북한 산림 복구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한반도의 지형학적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반도는 중위도 지역에 속해 있다. 한반도~연해주~몽골~중앙아시아~카스피해~지중해로 이어지는 중위도 지역에는 세계 인구의 50%가 살고 있다. 대부분 반건조 지역으로 물 부족과 곡물 생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남한과 북한은 환경 조건이 같은 중위도 지역이면서도 국토 관리 경로의 차이로 서로 다른 상태에 놓여 있다. 남한은 비교적 안정적인 국토 환경인 데 비해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 남한은 제1, 2, 3차 치산녹화 기간(1973~97) 동안 총 247만ha(남한 면적의 25%)에 달하는 황폐한 산림을 복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산림 복구 과정에서 남·북한은 중위도 지역의 국토 환경 관리와 그를 통한 국가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 산림 복구는 단순히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황폐화 원인 제거를 위한 식량·물·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함께 갖추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프라를 남한의 강점인 ICT 및 디지털 기반으로 구축할 때 국내 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커질 것이다. 산림 복구로부터 증진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기업의 탄소 배출권 확보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는 기술과 국제 협력 측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산림 황폐화가 북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산림 복구가 장기적이고 단계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안정적 묘목 공급과 함께 전국·지역·부지 단위의 중·장·단기별 산림 복구가 차질 없이 수행되려면 지역별 적합 복구 수종이 우선 파악돼야 한다. 필자의 연구팀은 북한 산림의 지형·토양·기후, 북한의 요구 수종 등의 조건을 반영해 지역별 적정 수종 지도를 제작한 바 있다. 이 지도에 따르면 가문비나무·소나무·잣나무·잎갈나무·신갈나무·상수리나무 등이 고도 1000m, 경사 10도 미만의 조림 가능 조건을 갖춘 총 170만ha에 조림돼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접근 불가능한 상태에서 위성 영상, GIS의 디지털 공간 정보, 기후 시나리오 등을 활용해 제작된 것이어서, 북한 현지 자료를 통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산림 황폐지 복구는 직·간접적으로 식량 부족에 따른 빈곤 문제, 물·에너지 부족에 따른 기본 생활권 위협, 환경 회복력 파괴 등과 같이 국제기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와 연계가 있다. 북한 인구의 41%는 영양 부족 경험이 있고, 경제 규모 대비 자연재해 피해가 세계 3위로 보고되고 있다. 또 미미한 재난에도 식량 공급이 크게 차질을 받는 등 재난 대응 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산림 황폐와 관련된 다양한 국제적 이슈를 찾아내고, 그 이슈에 적합한 국제기구와 협력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이 국제 협력사업 주도해야

유엔 등 국제기구와의 국제 협력은 북한의 산림 황폐지 복구를 다양한 국제적 이슈와 함께 해결할 기회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자칫 너무 많은 이슈와 연계되면 산림 황폐지 복구라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협력 사업 주체별로 이루어지는 복구 사업이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생태 및 환경적 측면에서 혼란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고 북한의 황폐지 복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 사업이 남북한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한은 과거 산림 복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술·인력·정책·국제 협력 등의 경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러한 남한의 경험과 북한의 요구, 국제기구의 이해 등이 잘 반영돼 성공적 북한 산림 황폐지 복구가 되는 방향으로 남북한 주도의 국제 협력 사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제 협력이 명분도 찾고, 예산을 국제적으로 마련하는 실리도 챙길 수 있는 길이다. 산림청의 남북산림협력사업단, 아시아녹화기구 등 국내 북한 산림 복구 관련 조직이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북한 산림 복구는 국제 문제 해결에 기여
북한 산림 황폐화는 탄소 흡수원 감소로 이어지므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지켜야 하는 파리기후협약과 관련이 있다. 또 북한 산림 황폐화가 식량·물·에너지 부족과 연계된다는 측면에서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관돼 있다.

북한 산림 황폐지 복구는 국제 탄소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기후변화 이슈이므로 한국에 본부를 둔 녹색기후기금(GCF)이나 지구환경기금(GEF),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등 국제기구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SDGs 차원에서는 식량 문제 해결과 연계해 식량농업기구(FAO)·세계식량계획(WFP)·한스자이델재단(HSF) 등과의 국제 협력이 가능하다.

FAO는 북한에 사무국을 두고 GCF 기금을 통한 역량 강화와 산림 경관 복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WFP도 한국 내 아시아녹화기구(GAO)와 함께 산림 복구와 식량 생산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농임업(Agroforestry)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에 사무국을 둔 HSF는 식량 문제 해결과 산림 복구를 위해 북한과의 협력 사업을 오래전부터 수행하고 있다. 황폐지 복구가 북한의 식량·에너지·물의 안전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와의 협력도 가능할 것이다.

재난 방지를 위해서는 재난 위험 경감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토지 황폐화 중립사업을 하는 사막화방지협약(UNCCD)과의 협력이 가능하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등과도 근거리 국제 협력 사업이 가능하다.

북한도 국제기구와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북한 정부 대표단은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5)에 참가해 UNCCD 및 GAO와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 차원의 산림 복구 협력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 협약이나 유엔의 SDGs는 선언적 의미로 끝나지 않고, 각국의 이행을 의무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각종 국제 협력 사업은 파리기후변화 협약 및 SDGs에 기여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북한 산림 황폐지 복구를 국제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국제기구들과 실리형 국제 협력 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우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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