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외대 특강]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견인하면서도 비핵화는 줄기차게 제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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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이사장 한국외대 특강
“한반도 평화 오면 물류 뚫려
반도성 회복하면 도약의 기회”
홍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비핵화를 통해 평화가 온다면 물류가 뚫리고, 이는 곧 반도성(半島性)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반도체도 있지만 우리는 반도성으로 흥한 나라며, 반도성을 회복하면 또 한번 도약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재단 이사장이 12일 한국외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청년 오디세이’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사진은 특강 후 패널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 홍 이사장, 최정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최승식 기자]
이어 “여러분의 할아버지 세대가 산업화, 아버지 세대가 민주화를 만들어냈듯 여러분들은 평화와 공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북돋웠다. 이날 강연은 한국외대 내·외국인 학생 약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영어·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아랍어로 동시통역됐다.
홍 이사장은 “북한은 남북 간 국력의 역전을 실감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부터 핵개발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조언 로빈슨(1903~83) 교수가 기업인은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 동물적 본능)’에 의해 투자를 한다고 했듯 김일성 부자는 지도자로서의 ‘애니멀 스피릿’으로 핵개발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이사장은 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동북아 안보 질서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국가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를 관철하는 과정에선 “북한에 대한 애정”을 주문했다. 홍 이사장은 “북한은 우리가 대화하면서 다뤄야 하는 상대”라며 “북한이 망하면 우리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면 그 기회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흡수통일 논리나 적화통일 이야기는 다 잊어야 한다”며 “평화를 만들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탈리아 유학생 엔리코 아차렐로가 대북 제재를 질문하자 “대북 제재의 완화 내지는 폐기가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면서도 “다만 그것은 북한의 상응하는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함께 유엔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전제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에 대한 질문에는 “굉장히 예민한 문제”라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충분한 대화를 해서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진행되기 힘들다. 속도가 좀 늦더라도 보조를 맞춰 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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