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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비전포럼40] 다카이치 총리, 절제와 유연성으로 한·일 협력 지속해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2-24 10:05    14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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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5)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은 지난 8일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316석을 거머쥐는 역사적 대승을 거뒀다. 일본 언론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 정수의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얻은 건 태평양 전쟁 종전 뒤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아이돌급 인기’가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다카이치 정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본 정국의 변화에 맞춰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는 지난 19일 ‘일본 중의원 선거 분석’을 주제로 한일비전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일 양국은 공통과제에 대한 협력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적극 재정과 평화헌법 개헌에 강한 의욕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발제)=자민당의 압승엔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와 중도개혁연합에 대한 불신, 중국의 대일 압박 등이 작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승리로 내정과 외교 모두에서 적어도 2년 동안은 중장기적 정치 일정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책임 있는 적극 재정과 안전보장 정책 등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과감하게 지출과 투자를 확대하되 재정 건전성과 국가채무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관리하는 재정원칙을 토대로 다카이치 색깔을 내려 할 것이다.

이번 중의원 선거는 ‘호헌 대 개헌’으로 대립해 온 전후 일본 정치 구도에 종지부를 찍었다. 중도개혁연합의 존재감이 미비해진 가운데 개헌 세력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이전과 비슷한 의석을 차지했다. 호헌 세력이 개헌을 견제하기에 역부족이 됐다. 다만 평화헌법 개정을 위해 국민 투표까지 급격히 밀어붙이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참의원에서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데다가 개헌을 향한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일본 국민이 헌법 개정에 본능적 거부감이 남아 있는 점도 변수다. 다카이치 정권은 아베 시대와 달리 ‘자민당 1강’이라기보다 ‘다카이치 1강’에 가깝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2028년 참의원 선거의 승패가 정권 연장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본, 한국과의 전략적 공조 협력 절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대승은 안정적으로 대외 정책을 펼칠 힘을 얻었다는 점에서 한·일 관계에 플러스 요인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일관계에 실용적으로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현재 일본은 중국과 관계가 최악이고 미국도 관세로 압박하고 있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 한국과 척질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2년간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기회의 창’이 주어진 만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이번 선거 결과로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강한 리더십이 등장하면서 한·일 관계에서 협력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있게 됐다. 아베 내각 때와 달리 지금은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볼 수 있다. 중·일 갈등이 커지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 한·일간 구조적 갈등 요인을 관리하면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대일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다카이치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한국 때리기’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대상을 달리해서 때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은 잘 끝났지만 한국은 경제 민생에 초점을 두었고 일본은 한반도 평화,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다. 상당한 엇박자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한·일 관계의 남은 난관이다. 해소하지 못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다카이치의 보수 성향에도 한·일 관계에 미치는 ‘마이너스’ 영향은 크지 않다. 일본은 이미 군사적 보통 국가에 도달해 있다. 한국 안보에 주는 영향은 양면적이나 현 정세를 고려하면 ‘플러스’에 가깝다. 문제는 역사 보수 부문이다. 다카이치의 머릿속은 역사 수정주의로 가득 차 있지만, 한국과의 전략적 공조 협력이 필요하기에 역사 갈등을 표면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경제와 참의원 선거가 장기 집권의 관건
▶이창민 한국외대 교수=다카이치 정권의 향방은 2028년 참의원 선거에서 판가름난다. 관건은 향후 2년간의 경제 성적표다. 일본은행이 순조롭게 정책금리를 올리고 미국과의 정책 공조 속에서 엔고(高) 기조로 전환하면서 수입 물가가 안정된다면, 다카이치가 내건 ‘적극 재정’에 힘이 실린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피하면서 산업 전환을 해낸다면,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면서 ‘일본의 마거릿 대처’가 될 수도 있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본의 젊은층 사이에 “일본에 미래가 없다. 바뀌어야 한다”는 감정이 충만해 있었던 것 같다. 강한 리더를 원하는 게 최근 국제 흐름인데 강함과 변화라는 두 개의 상징이 다카이치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진 거다. 한·일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국내 정치가 어려워지면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한·일 관계는 관리 대상이 아닌 전략적 재설계 대상이 되고 있다. 현상 유지라는 소극적 회피 전략보다는 미래를 설계하는 포용 전략이 필요하다. 한·일이 공동의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 속에서 관계를 관리하는 방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공동 설계자로서 전략적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손석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번 선거로 다카이치의 당내 취약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 아베파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다카이치는 아베파가 아니다. 그러나 다카이치로 인해 이득을 얻는 사람이 많아졌기에 다카이치의 정치적 활동 폭이 넓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대내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한·일 관계 개선, ‘필요시 쓰는 카드’ 안 돼
▶신현호 해울 대표변호사=한·일 관계에서 일본의 자세가 변하지 않을 때마다 그쪽 변수에 따라 우리도 같이 흥분했다가 화해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먼저 상수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한·일 관계 논란에 임해야 한다.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 등도 필요하다.

▶이근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일본은 대한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한국도 대중·대미 변수를 고려해 볼 때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일본 정치의 구조적 변동을 파악하면서 그런 기초 위에서 새로운 차원의 실용적 외교라인을 설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한·일 관계 개선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필요할 때 한 번씩 꺼내 드는 정치적 카드가 아니라 동북아 안정과 번영을 위한 확고한 상수여야 한다. 일본에 반성과 사과 요구를 반복하지만 말고 선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감정이 앞설수록 원칙과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하고 외교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구태를 양국 모두 지양해야 한다.

▶박문수 미래와가치 회장=반도체와 조선 두 부문에서 1~2년 이내에 일본과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도래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장기적으로 생각해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셔틀외교 통해 미래를 향한 합의 도출해야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일본을 보는 인식이 실용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일본 정치 체제가 6개월마다 바뀌면 이런 생각을 하기 어려운데 2028년까지 정권이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상당히 실용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이런 기회에 한·일 두 정상이 김대중·오부치 선언 같은 미래를 향한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한·일 간에 역사 문제 등 여러 쟁점이 있지만 두 정상이 셔틀외교로 소통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양국 간 쟁점을 다루는 데 있어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은 장기침체와 안보 불안을 돌파하라는 유권자의 민심이다. 새 내각은 이념의 선명성보다는 절제된 보수의 자세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미·중 경쟁이 구조화된 환경에서 국익 중심의 균형외교가 필수다. 한·일 모두에게 실존적 위협인 북핵 고도화에 대응해서 한·미·일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은 공급망, 첨단기술,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들 파워인 양국이 힘을 합치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할 수 있다. 과거사는 원칙 있게 관리하되 미래 산업과 청년 교류를 확대하는 투트랙 접근이 바람직하다. 양국의 성숙한 대화와 상호존중의 리더십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길이다.

◆한반도평화만들기=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2017년 11월 출범했다. 산하의 한일비전포럼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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